합천 대평군물농악, 경남도 무형문화재 지정
합천 대평군물농악이 경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합천군은 지난 20일 제3회 경상남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종목 지정됐고 29일 도 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 고시됐다고 밝혔다. 이는 합천군 최초의 도 무형문화재 지정이다.
‘합천 대평군물농악’은 합천군 초계면 대평마을에 전승되는 농악이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청계산성(現 대암산)을 지키던 노경종 장군이 군의 위엄과 사기진작을 위해 진군 때 큰 북을, 철병 때 징을 쳐 대승을 거둔 것이 그 효시이다. 그 후 정월대보름에 성황당 고유제, 지신밟기를 통해 군물(軍物) 놀이가 농악놀이로 이어져 400여 년의 역사 속에 합천의 뿌리 깊은 민속문화로 전해져 왔다.
‘합천 대평군물농악’은 마을 공동체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공동체 놀이라는 점에서 지역민의 정서를 담은 고유한 문화유산이다.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삶 속에 다양한 요소들이 녹아들어 있으며, 생활 속의 희로애락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합천 대평군물농악의 판제는 길군악, 사열굿, 오방진굿, 사령 군악에서 12차 파진굿까지 군사놀이의 형태로 이뤄져 있으며, 복식은 일명 ‘까치복’이라고 하는 군사복을 하고 있다. 머리에는 전립을 쓰고, 허리에는 큰 칼을 차고 있는 장군이 등장하는 등 군물적 요소로 이뤄져 있다.
합천 대평군물농악의 근거와 역사는 합천군사, 대평 농악장부, 영화‘금달래’영상, 용단기 및 사진, 깃발, 생존한 농악 단장, 상쇠 및 치배들의 구술 채록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합천 대평군물농악은 1983년 진해군항제에서 실시된 제15회 경남민속경연 대회에서 상쇠 김점용씨가 개인상을 받았으며, 1982년과 1986년에는 진주 개천예술제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합천대야문화제 농악경연에서는 수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2002년 정점용 상쇠, 2008년 김점용 상쇠가 타계하면서 합천 대평군물농악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현재 15여명의 치배들이 남아 있으나 고령으로 연행이 어려운 실정에 처했다.
이에, 지역의 명망 있는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재현 및 전승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합천군은 2014년 합천 대평군물농악보존회를 결성해 전수조사 및 구술 채록 활동을 시작했다.
군은 2015년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평군물 전수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역사 고증을 위한 학술대회, 문화콘텐츠 개발, 스토리텔링 개발, 매뉴얼 제작 등 복원·계승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시연회를 개최해 군민들에게 합천 대평군물농악을 알려왔다.
이후 2019년 1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지정 조사대상으로 선정돼 도무형문화재 종목 지정 신청을 했고, 2021년 11월 서면심사와 2022년 11월과 2023년 3월 두 차례 실연심사를 마쳤다.
그 결과, 경남도에서는 ‘합천 대평군물농악’의 역사성, 학술적 가치성, 예술성이 높고 경상남도의 전통문화로서 대표성을 지니고 있으며 전형유지 및 전승환경이 우수하다고 평가해 지난 5월‘합천 대평군물농악’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30일간의 예고 기간 후, 지난 20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도무형문화재종목 지정 됐으며, 29일 경남도 고시로 합천군 최초의 무형문화재가 탄생하게 됐다.
한편 합천 대평군물농악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 까지는 그간 합천 대평군물농악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료발굴과 시연을 통해 무형문화재로서의 체계를 갖추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단법인 합천대평군물농악보존회(대표 김성만) 의 끈질긴 집념과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합천대평군물농악보존회는 대평마을을 중심으로 지역의 전승자 발굴과 전승활동을 통하여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활동을 꾸준히 진행했으며 서서히 그 빛을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