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신성범, 누가 국힘 공천 거머쥘까”

4·10 총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최근 공천기준을 발표하며 공천심사에 속도를 내자 합천·거창·산청·함양 선거구의 공천권을 따기 위한 김태호 의원과 신성범 전 의원 간의 양자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 의원이 최근 들어 4개군 중 합천 방문 횟수를 늘리고 있고, 신 전 의원은 이례적으로 합천에 후원회 사무실을 열었다. 거창 출신인 두 사람이 합천을 전략지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22일(월)부터 한 주동안 공천심사에 반영되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외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위탁해 진행한다.

각 지역의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구 의원에 대한 선호도 및 경쟁력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공천 심사에서 현역 의원 평가 기준이 되는 ‘교체지수’에서 40%라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앞서 공관위는 첫 회의 직후 현역 중 하위 10%를 컷오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공관위는 그 기준으로 전국을 당 경쟁력에 따라 4개 권역으로 나눈 뒤, 권역별 ‘현역 교체지수'(당무감사 결과 30%, 컷오프 조사 40%, 기여도 20%, 면접 10% 합산)의 하위 10%에 해당되는 현역이 컷오프 대상이라고 밝혔다.

컷오프 대상 외에도 교체지수가 하위 10%부터 30% 사이에 포함되면 경선때 득표율에서 조정지수가 적용돼 20% 감점이 부과된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가운데 7명이 컷오프, 18명이 20% 감점 대상이 된다는 애기다.

이에따라 합천·거창·산청·함양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공천 희망자인 김태호·신성범 두 사람은 지역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보폭을 늘리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이 사실상 ‘본선’인 만큼 공천심사에 비중이 높은 이번 여론조사를 앞두고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들어 합천의 각종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한편에서 부인을 대신 참석시키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 나도는 자신의 ‘험지 출마설’과 ‘지역구 관리소홀’ 여론에 대응하면서 ‘지도자론’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제가 다른 곳(경남 양산을)에 간다는 얼토당토않은 애기가 돌았는 데 전혀 아니다”라며 “그럴거 였으면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다. 당원동지들과 함께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 그는 이날 200여 명의 기관·단체장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천읍사무소에서 열린 ‘2024년 군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낮은 자세’로 해명하고 읍소했다.

그는 “제가 그동안 얼굴도 안비치다가 때가 되니 왔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던진 뒤 “맞다. 늘 죄송하고 아쉽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렇지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아 작년에만 미국을 4번 다녀오고 중동·아프리카 등을 순방하다 보니 여러분과 정도 못 나눠 죄송하다”는 말로 해명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잊지 않는 것 하나 있다. 뽑아놨으면 일은 잘 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비록 국회 출석율은 꼴찌지만 지역구 예산 가져온 순서는 (국회의원 중에서) 5번째 내에 든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제가 선수늘린다(3선→4선)는 개념보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미스트롯 TV프로그램을 예로 든 뒤 “저도 이번에(당선돼) 노래로 치면 제대로 한번 뽑아보고 싶다”고 본선 진출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제가 이번에 국회에 다시 들어가면 제대로 된 정치 해보겠다”며 “(여러분들에게) 절박한 마음으로 기대고 싶다”는 말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의 부인 신옥임 여사도 지난 20일 개최된 ‘용주면 청년회장 이·취임식’에 대리 참석하는 등 외조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에 맞서 신 전 의원은 지난 8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새 정치를 표방하면서 김 의원과의 차별화를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합천을 비롯한 4개군에서 가진 공식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선거에서 당선되면 1년에 한번씩 4개군으로 주민등록지 주소를 옮겨서 군민으로 살아보겠다. 함께 먹고 살면서 지역의 문제점과 해결책이 무언지 파악하겠다” “특히 매주 금요일은 지역구로 내려와 주민을 만나고 월요일에 상경하겠다(금귀월래)”고 밝혔다.

특히 “저는 저부터 혁신하겠다. 기득권을 지키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 또 개인의 명예를 위한 정치, 입에 발린 소리하는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지역이 위기라고 하면서 전혀 준비된 모습이 없는 것에 가슴을 쳤다. (저는) 늘 군민과 소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내가 공천한) 군수·도의원과 손발맞춰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역설한 김 의원에게 대립각을 세운 발언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신 예비후보는 지역을 살리고 정치를 바꾸기 위한 ‘진짜 일꾼’으로서 5가지를 약속했다. ▲2차전지와 전기차 부품 산업유치로 양질의 일자리 조성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 ▲육아·교육·어르신 돌봄이 마을공동체의 일이 되는 환경 조성 ▲농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 ▲국회에 인구소멸대책 특위 설치 등이다.

특히 그는 지난 17일 합천읍 중앙교차로 이화예식장 3층에 후원회 사무실을 낸 뒤 건물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선거사무소와 후원회를 통합 운영하던 기존의 국회의원 선거와 다른 방식이여서 주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출처 : 합천일보(https://www.hap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