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참배한 대통령…이제는 합천 원폭 추모시설 건립에 관심가져야”

합천읍 영창리에 300억 들여 ‘세계 평화공원’ 추진 중 가야유적 문화재 많아 사업추진에 걸림돌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의 한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면서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에서 추진중인 ‘한국인 원폭피해자 추모시설’에 이목이 쏠린다.

합천 지역에서는 윤 대통령이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최초로 원폭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가진 만큼 국내의 원폭피해자 기념시설 건립과 위령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헌화하며, 원폭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에대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81) 합천지부장은 23일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위령비를 참배했고, 일본 총리도 함께 한 사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대통령의 이번 히로시마 참배에 원폭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평화로운 미래를 염원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단순한 참배가 아니라면 이제는 합천에서 매년 진행하는 위령제와 현재 추진중인 추모공원 건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위령제는 원자폭탄 투하일에 맞춰 매년 8월 6일 합천읍 영창리에 있는 합천원폭복지회관 내 위령각에서 진행된다. 1945년 원폭 투하 당시 한국인 중에서는 합천 출신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일명 ‘세계 평화공원’으로 불리는 한국인 원폭피해자 추모시설은 사업비 300여억 원을 들여 합천군 합천읍 영창리 산 36-10번지 일대에 30,197㎡ 규모로 계획중이다. 지난 2009년에 세계 평화공원 조성계획 연구용역이 진행됐지만, 이후 정부의 관심부족으로 사업추진이 걸음마 단계다.

이 곳에는 올바른 역사인식 정립과 평화를 염원하기 위한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원폭희생자 납골탑과 위령각, 평화교육관 등의 시설이 오는 2026년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합천군은 올해 예산에 토지보상비 15억 원을 편성했고, 보건복지부는 내년 예산에 설계공모비를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추모시설 건립 예정지 일대에 가야시대 유적 문화재들이 넓게 분포돼, 문화재 발굴조사로 인한 추모시설 건립 일정의 차질이 우려된다.

이에따라 합천군은 사업 예정지에 추모시설과 가야유적 고분군이 어우러진 시설로 건립하거나 시굴조사로 문화재 발굴 범위를 줄여 문화재 출토지역을 제외한 곳에 추모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출처 : 합천일보(https://www.hap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