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폭우에 합천 대양면 양산·신거리 마을 침수…이재민 50여명
물에 잠긴 마을…“임시도로, 하천 유속 방해”
경남도·합천군, 긴급 복구 작업 실시
어린이 날인 지난 5일 합천군 대양면 일대에 내린 폭우로 물이 불어나 양산마을과 신거리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이 대피하는 등 이재민이 다수 발생했다.
6일 경남소방본부와 합천군에 따르면 5일 밤 11시 39분쯤 대양면 양산마을이 물에 잠기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약 30분 뒤 인접한 신거리 마을에서도 “물이 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두 마을에 사는 15명은 자력으로 대피했고, 나머지 40명은 차량이동에 어려움을 겪어 도보로 현장에 진입한 소방대원이 침수된 집에서 업고 나오며 구조했다.
48가구 55명의 주민은 인근 복지회관과 친인척 집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이 중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침수 상황에) 너무 놀란 80대 할머니와 30대 투석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침수 원인과 관련해, 양산마을 일대에 특별히 더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에 따르면 마을에 물이 차올랐던 5일 자정 기준 합천군의 누적 강수량은 59.6mm였다. 같은 기준 경남 평균 누적 강수량인 86.1mm보다 적었다.
실제로 도와 군에서 현장을 확인한 결과, 토사 등으로 둑처럼 쌓은 임시 도로가 하천을 가로막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하천 폭은 80m 쯤 돼 보였다”며“(토사 아래) 1000㎜짜리 흉관 5개 뿐이어서 통수량이 적은 데다, 부유물이 막혀 물 흐름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도와 군은 추가 월류를 방지하려고 임시 도로의 일부를 철거했다.
도는 대양면 일대 마을의 침수 원인을 인근 공사현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양산마을 인근에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한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 간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 공사 때문에 임시도로(가도)를 설치했는데, 이것이 하천 유속 흐름을 방해하면서 비교적 적은 비에도 물이 넘쳤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도 “수십년 살면서 이 정도 비로 마을에 물이 들어찬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임시도로 하천을 막고 구멍 5개만 뚫어놓으니 물이 넘치지 않겠나”라며 “이건 인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대양면 양산마을을 찾아 피해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 면담에 나섰다.
현장을 찾은 박 지사는 이번 침수 원인인 교각의 유속 방해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모든 공사 현장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또 장마철을 대비해 양산마을 복구방안을 주문하고 철저한 피해조사를 약속했다.
도는 이재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정확한 손해사정을 먼저 지원하고, 이후 신속히 복구할 방침이다.
군은 이번 침수로 인해 양산마을 주민 등 40명이 초기 구조돼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주택 29동과 농경지 침수 등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따라 군은 중장비 3대, 구조차량 20대와 인력 200명을 투입해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침수피해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복구대책 수립을 위해 이날 오전 군수 주재로 통합지원본부에서 대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후 피해현장에 상황관리실을 개설해 현장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김윤철 군수는 “피해를 입은 주민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상시 예찰 및 점검을 철저히 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한 조치를 강구하고, 군민의 생명과 생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라고 밝혔다.
출처 : 합천일보(https://www.hap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