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호텔 시행사 실사주 구속 송치 , 범죄수익금 177억 원 몰수 신청
‘합천 호텔 사업 250억 원 먹튀’ 사건의 시행사 실사주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사건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사 관계자 등 공범을 대상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1차 확인된 범죄수익금 177억 원에 대한 환수 절차를 밟는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받는 시행사 실사주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 9월 합천군과 전체면적 1만4200여 ㎡, 지상 7층 객실 200개 규모의 4성급 호텔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맺은 뒤 PF 대출금 550억 원 가운데 부대사업비 등 2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착공해 터파기 공사를 이어가던 지난 3월 A 씨는 물가 상승 등을 내세우며 합천군에 사업비 150억 원 증액을 요구했다. 이에 군이 세부 내역 확인을 요구하자 A 씨는 지난 4월 잠적했다.
사태 파악에 나선 군은 A 씨를 포함해 시행사 관계자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수열에너지 공급 용역 등이 시행사 관계자가 운영하는 다른 업체에 중복으로 집행됐다는 이유에서다. 군은 공모 또는 방조가 의심된다며 대리금융기관 관계자 3명도 고발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잠적 석 달여 만인 지난 5일 대전 한 모텔에서 A 씨를 붙잡았고 7일 구속했다.
경찰은 16일 A 씨 등 5명을 상대로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 1차적으로 횡령·배임 금액으로 확인된 177억 원에 대해 환수 조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실제 얼마나 환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 씨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횡령한 돈을 회사 운영이나 개인적인 용도로 모두 소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A씨가 검찰에 송치된 만큼 남은 경찰 수사는 A씨가 빼돌린 250억원의 피해액 환수 여부와 자금 흐름 추적이다.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경찰은 이 피해액을 환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A씨가 이 피해액을 코스닥 상장업체 인수자금으로 쓴 것으로 의심하지만, 경찰의 판단은 다르다.
경찰은 A씨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채를 끌어다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상장업체 주가가 급등하면서 100억원가량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A씨는 한 푼도 챙기지 못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와 함께 고발된 시행사 관계자 4명을 공범으로 보고, 자금 흐름 추적 등 사건 실체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는 한편 합천군 공무원 가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집중 조사하고 있다.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공무원의 묵인 또는 방조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경찰 판단이다.